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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모음

고집스럽고 까다로운 작가의 결말

럭키맨 운수 2015. 12. 18. 21:07

 

굳게 닫힌 대문, 받지 않는 전화, 그의 주된 특기 거절! 고집스럽고 까다로운 작가의 결말

 

자신만의 맞춤법과 띄어쓰기로 반드시 직접 원고를 고치고 또 고치는 '깐깐함'
작품집의 시 절반을 폐기 '없앤 작품은 이후라도 절대 거론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엄격함'
세속적인 문단 활동, 각종 직함, 언론의 인터뷰 요청 심지어 작품집의 해설까지 '끊임없이 거절'
"소설도 예술이라는 것을 끝까지 해 보이는 마지막 작가가 되겠다."

 

하늘에 별이 별나게 많은 첫가을 밤이었다. 아이는 전에 땅 위의 이슬같이만 느껴지던 별이

오늘 밤엔 그 어느 하나가 꼭 어머니일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수많은 별을 뒤지고 있었다.

 

어머니에 대한 소년의 사랑을 환상적으로 그린 이야기. 소설 <별>(1941)

 

일제강점기 그의 재능을 알아본 어느 대문호의 권유. '일본어로 작품을 쓸 것.'
그러나 우리말로 집필하기 위해 고향 집으로 낙향해버린 신예 작가
"읽히지도 출간되지도 않는 작품을 그냥 되는대로 석유 상자 밑이나 다락 구석에 숨겨 두었다."
십 년이 지나서야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던 열세 편의 소설들.
그리고 '사회적 혼란에 처한 인간의 실존적 고뇌' '전쟁의 이념을 넘어서는 진실한 우정'
'한민족의 강인한 생명력과 끈기' 서정적인 이야기에서 격동기적 삶의 현장으로 확장되는 그의 작품세계
"작가의 의식은 언제나 깨어 있어야 한다. 무의식의 세계를 그릴 때에도 분명히 의식하고 있어야 한다."

 

1992년 104편의 시, 112편의 소설을 끝으로 62년간의 공식 활동을 마감한 故 황순원 (1915.3.26~2000.9.14)
"내가 엄격했던 것은 내 작품에 대해서다. 금전을 위해서 독자에게 실망을 준 작품을 쓴 적이 없다.
다시 소설을 쓰게 되더라도 그런 타협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의 고집과 까다로움이 써낸 소설 하나. 한국 문학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편소설로 꼽히는 소설 하나

 

소녀가 속삭이듯이, 이리 들어와 앉으라고 했다. 괜찮다고 했다. 소녀가 다시 들어와 앉으라고 했다. 할 수 없이 뒷걸음질을 쳤다.
그 바람에 소녀가 안고 있는 꽃묶음이 망그러졌다. 그러나 소녀는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소년 소녀가 나눈 애틋한 이야기. <소나기>(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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