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는...
... 그냥 잘 못한다. 별 이유는 없다.
중수는,
제법 하지만 실수가 많다. 말이 많다.
고수는
말도 없고 일도 꼼꼼하게 잘 한다. 씹으면 비릿한 쇳맛이 날 것 같다.
초고수는
대충 한다. 그러나 해 놓은 일이 잘 한 것인지 잘하지 못한 것인지 구분할 길이 없다. "이런 기능도 필요한데,
소스 보니까 구현된게 없네요." 하면, "그거야 이렇게 저렇게 하면 되잖아. 미리 다 생각해 놨다고." 하고 퉁명스럽게 대꾸한다.
신은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미 다 되어 있다. (그는 수많은 콤포넌트와 공개된 라이브러리를 다 꿰고 있으므로 대개 자기가 무엇을 만드는 일은 없다. 그냥 가장 적합한 것을 가져다 옮길 뿐이다.)
개발기간이 한달이라면 하수는...
... 6개월을 질질 끌다가 어느 날 연락을 끊고 잠적한다.
개발기간이 한달이라면 중수는,
한달 안에 개발을 완료한다! 그러나 디버그가 두달이다.
개발기간이 한달이라면 고수는
한달 안에, 당연히, 개발을 완료한다. 디버그를 포함한 기간이다. 그러나 도중에 느닷없이 스펙이 변경된다면 그만큼의 시간을 더 요구한다. (이건 당연한거.)
개발기간이 한달이라면 초고수는
어디서 뭐하고 사는지 소식도 없다가 마지막 날 씨디를 한 장 들고 온다. "연락이 안되면 어떻게 해욧! 도중에 스펙이 변경되었단 말이에욧!" 하면, "뭔데요. 줘봐요." 하고 명세서를 뺏어다가 골방에 들어가 하루만에 모두 구현해낸다. 별로 흠 잡을 곳 없는 결과물이지만, 다들 어딘지 모르게 그를 좋아할 수가 없다.
개발기간이 한달이라면 신은
요구사항 분석회의 시간에 한쪽 구석에서 빙긋빙긋 웃다가 도중에 어디론가 사라진다. 회의가 끝날때 즈음에 그는 씨디를 한 장 들고 온다. 다들 경악한다.
다니던 회사가 망하기 직전이면 하수는...
... 잡 코리아 IT 구인 카테고리에 접속한다.
다니던 회사가 망하기 직전이면 중수는,
그나마 일하면서 안면을 익힌 사람들에게 사정해서 기어이 다른 직장을 구한다.
다니던 회사가 망하기 직전이면 고수는
다른 회사에서 이미 냄새를 맡았다. 수많은 스카웃 제의의 홍수 속에서 고르고 골라 가장 좋은 환경의 회사로 이직한다.
다니던 회사가 망하기 직전이면 초고수는
기다렸다는 듯이 개발중이던 소스를 들고 잠적한다. 6개월 뒤 망한 회사가 개발중이던 프로그램이 스킨만 바뀌어서 시장에 출시된다.
다니던 회사가 망하기 직전이면 신은
말한다. "투자가 있으라." 하메 투자자들이 벌떼처럼 돈뭉치를 들고 사무실을 찾아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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